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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원장 업체와 단독합의 말썽
주민대책위원장 업체와 단독합의 말썽
  • 이승호 기자
  • 승인 2003.08.21 00:00
  • 호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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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민 의견 수렴없이 단독으로 영진개발과 합의서 작성

교통체계 개선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던 센트블스파 시행업체와 상록아파트 5단지 주민대책위(주민대책위)가 지난 20일 전격 합의했으나 주민대책위원장이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합의서를 작성해 말썽이다.

주민들은 김모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합의서 작성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주민들의 당초 요구도 반영이 안된 합의서에 동의 했다는 점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0일 오후 9시30분께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이 단독으로 업체와 합의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재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업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오는 22일 오전 10시께 주민대표 1명과 시의원이 입회한 상태에서 합의서를 다시 작성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센트블스파 설립과 관련해 주민들과 업체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자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업체 대표와 김 위원장을 시로 불러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이과정에서 당초 주민들의 요구사항이었던 교통체계 개선 등의 내용은 유보한 채 부녀회 발전기금 등에 대한 부분만 업체와 합의 했다.

김 위원장은 합의서에서 당초 업체나 시에서도 사전 공사가 가능하다고 했던 상록아파트 좌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와 상록아파트 안전 가드레인 설치 등 4가지 사안의 시행은 유보한 채 부녀회 발전기금 500만원과 상록아파트 진입 차단기 리모콘 구입대금 256만원, CCTV 3대 설치 등에 대한 내용만 센트블스파 건축물 사용승인 전까지 시행하기로 업체와 합의 했다.

김 위원장은 합의서를 작성한 뒤에나 주민대책위 등 주민들에게 합의내용을 통보, 주민들은 사전협의가 안된 점과 교통체계개선 등 당초 요구가 포함돼 있지 않은 점에 대해 김 위원장을 불러 항의 했다.

이정에서 김 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 얘기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김 위원장에게 좌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 등 당초 업체와 시가 승낙한 4가지 사안과 부녀회 발전기금 500만원 등 금전 지급에 대한 요구를 물품 제공으로 수정해서 다시 합의할 것을 요구, 22일 재합의서가 작성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2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교통섬 설치 등 당초 주민들의 중심 요구안인 교통체계 개선안의 합의 유보는 아직 시와 업체가 검토 중에 있기 때문"이며 "좌회전 금지 표지 설치 등 나머지 사안들은 교통섬 설치 요구와 일괄 합의 하기 위해 유보했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하지만 발전기금 등 주민들이 크게 요구하지 않고 있던 금전 요구안들에 대해서는 유보하지 않고 합의를 이뤄내 앞뒤 설명이 맞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지적이다.

주민 대책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20일 오후 늦게 알게 됐다"며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당초 요구안들을 반영하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0일 업체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같은날 저녁 업체 대표와 다시 만나 오후 9시10분께까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업체 대표를 개별적으로 만났다는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권선동 한 주민은 "주민대책위원장이 주민들에게 설명이나 통보 없이 업체대표와 만난다는 게 이해도 안되고 수상한 면도 있다"며 "확인서 작성도 주민들과 협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시행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합의서 작성과 관련해 일체 언론의 취재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