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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는 국경이 없다
배움에는 국경이 없다
  • 수원신문
  • 승인 2003.08.25 00:00
  • 호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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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백칼럼/ 30년 해고 없이 성장 일본식 본받은 美 기업들

6.25전쟁이 휴전으로 들어간 몇 해 뒤 일본취재(2개월) 의 길을 떠났다.

나는 패전 후의 그때 일본을 '전쟁에 지고 생활에 이긴 나라'로 전했다.

공장 안에는 '서독을 배우자'는 표어가 붙어 있었다.

우리들은 일본을 값칠 때 획일적인 선입견이 있다.

일본은 창의성이 없고 모방적이라고. 이러한 우리의 생각은 모두 옳다고 볼 수 만은 없다.

오늘의 일본은 모방의 옷을 벗어 제치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한 보기를 들자. 일본식 가족경영을 본받아 불황을 이겨낸 미국기업들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들 미국기업들은 1명도 해고 없이 구조조정에 성공했다.(자료 : 조선일보 8월 16일자)

'지난 50년부터 여태까지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불황 때는 직원을 재배치하거나 임금을 낮출지언정 감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했는데도 여태까지 꾸준히 좋은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어느 일본업체의 얘기가 아니다.

나소닥에 등록된 미국 용접기기 메이커(링컨 일렉트릭社) 의 이야기다.

우리는 미국기업들이 배우는 자세를 어떻게 소화시켜야 할까? 남을 배우는데 겸허한 미국을 우러러 보아야 하지 않을까.

'미국 업체는 불황 때 구조조정만이 회사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대한 종얼원의 충성심이 더 소중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경제연구소 연구원)

이를테면 미국의 전기로 업체인 뉴코어(NUCOR)는 30년 동안 해고 없이 견실한 성장을 유지해 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48억100만 달러의 매출과 1억6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증가율이 제각기 16%와 43%에 이른다.

'불황 때면 종업원 해고보다 경영진의 보수인하를 먼저 검토했다.' 다니엘 사장의 말이다.

지난해 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오토바이 제조업체 데이비슨 역시 15년간 8000여명의 직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6년 연속 매출을 늘리는 기록을 세웠다.

연매출 30억 달러에 주간(週間) 방문 손님 수 25만 명에 이르는 대형 슈퍼마켓 스튜레너드.

이 회사도 일본식 가족경영과 손님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세운다.

이 슈퍼마켓 입구에는 두 가지 규칙이 적혀 있다. (1)손님은 늘 옳다. (2)만약 손님이 옳지 않았다면 첫째 규칙을 다시 읽어라. (3)매월 친절사원을 선정, 상을 주라. (4)창업자가 종업원을 중시하지 않으면 종업원도 고객을 중시하지 않는다.'

'미국기업들도 과감한 구조조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경제연구소 연구원) 일본식 가족경영을 지체 없이 본받아 자기네 것으로 소화하는 미국기업의 자세를 값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