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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구입 가능상점 인터넷서 공유
담배구입 가능상점 인터넷서 공유
  • 안종현 기자
  • 승인 2010.06.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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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학생 흡연, 어디까지 왔나] ①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학생 흡연율, 낮아지는 연령대

▲ 학생 흡연율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원일보 DB>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원지역 한 고등학생이 올린 ‘담배 구입 가능한 곳’이라는 게시물이 최다 클릭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각 구 혹은 동마다 학생이 담배를 살 수 있는 상점의 명단과 ‘찾아가는 방법’, ‘구매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등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더 심각하다. “설명한 A 상점에 가봤더니 ‘이제는 팔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제 A 상점은 비추”라며 자료 갱신하는 글이 있는가 하면 “B상점에는 할머니가 계실 때만 사야 한다. 아저씨가 있으면 절대 (담배판매를) 묻지 말라”는 주의사항까지 달려 있다.

학생 흡연 실태를 짐작케 하는 모습이다.

금연 클리닉, 캠페인 등 갖가지 노력에서 청소년 흡연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처음 담배에 접하는 나이도 날이 갈수록 계속 어려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2일 수원교육청이 초등학교 86개 중학교 4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0년도 학생 흡연 실태에 따르면 수원지역 초등학생 중 담배를 피우는 학생의 비율은 0.11%, 중학생은 2.68%이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 0.01%와 2.38%보다 늘어난 수치다. 특히 중학생보다 초등학생의 증가율이 가파른 것이 눈에 띈다.

고등학생의 경우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의 경우 6.13%로 나타났으며 인문계 4.89%보다 전문계가 15.25%로 4배가량 높았으며 초·중학생과 마찬가지로 다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첫 흡연 경험과 현재 흡연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중학교 시기가 점차 초등학교로 넘어가고 있으며, 흡연 중학생들은 이미 흡연 습관이 몸에 배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보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학생 흡연율은 더욱 심각하다.

금연클리닉을 담당하는 권선구보건소 한 직원은 “자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한반에 10여명, 중학생은 5명, 초등학교 고학년은 2~3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며 “단지 발각되지 않았을 뿐 실제 학생 흡연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22일 수원 장안구 J고등학교 후문에서 친구들과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학생도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3분이 1은 된다고 보면 된다. 또 학교에서는 피우지 않지만 PC방이나 외부에서만 피우는 학생까지 더하면 절반 이상이라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더욱이 지자체와 교육당국이 연간 수십억원을 들여가며 개발한 금연 프로그램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보여주기식’ 금연 행사가 아닌 실질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수원교육청 안혜일 보건 담당관은 “학교나 지자체가 할 수 있는 학생 금연 운동은 한계가 있다. 청소년 흡연이 이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문제로 대두된 만큼 전 국민적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