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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와 건전한 보수의 차이
수구와 건전한 보수의 차이
  • 수원신문
  • 승인 200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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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어 사용의 혼란을 인식해야

우리사회가 다양한 의견과 논리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일부 극우세력들의 우편향적인 태도에 심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촛불집회에 참석하거나 탄핵무효를 주장하면 친북세력으로 매도하는 감정의 표출은 두려움을 지나 폭력적으로 다가온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어느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건전한 보수라고 자처했다.

그는 수구세력들이 햇볕정책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좌편향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 만큼 다양한 논리를 구축하지 못한채 시대적으로 반통일과 지역주의, 친미 등에 기대어 정치적으로 이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언제나 국민들은 4.19, 부마항쟁, 5.18, 6월항쟁 등 우리의 역사속에서 독재가 판을 치면 국민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

하지만 이 가운데 독재권력과 군사정권에 기생했던 수구세력들은 반공과 친미, 반통일로 국민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저지시켜 왔다.

경제성장을 앞세워 분배의 형평성을 묵살시켰고 때만되면 간첩사건에 용공분자 등 색깔론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 수구세력들이 이번 총선에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극우세력들을 선동했고 심지어는 군사쿠데타를 주장하는 비상식과 몰지각한 언행까지 내세웠다.

개혁을 주장하면 진보세력이고 친북세력이라는 우스꽝스런 논리를 펴면서 자기만 보수라고 주장했다.

군사정권, 부패정당, 반통일세력 등으로 이어지는 공통점에서 우리는 그들이 보수가 아닌 수구세력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여기서 보수와 진보 그리고 수구세력의 차이를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개혁을 추진한다고 해서 진보라고 한다면 논리의 빈약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의 존속과 이라크 파병을 찬성한 보수정당이 어떻게 진보정당이겠는가.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줘 50년만에 처음으로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을 가능케 해줬다. 민주노동당은 17대 국회에서 명확한 진보정당의 입장을 실천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17대 국회는 수구세력과 건전한 보수, 진보정당 등으로 나뉘어 정책대결과 대안제시의 경쟁을 보일 것이다. 수구세력들이 더이상 가면을 쓰고 건강한 보수로 행세할 수 없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