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차원의 일자리 창출방안 모색이라는 의미 있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수원시가 주최한 수원경제포럼이 사람동원 행사로 전락, 19일 호된 곤혹을 치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수원경제포럼은 4층 대회의실이 300여명의 시민들로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차면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강한 관심을 주목케 했다.
▲ 수원경제포럼이 열린 12일 오후 3시 수원시청 대회의실은 포럼에 동원된 시민들이 1부 발표후 우루루 퇴장하면서 썰렁함을 자아냈다. | ||
당황한 주최측은 당초 30분씩 예정돼 있던 주제발표시간도 10분 이내로 줄여줄 것을 주제발표자에게 화급히 알린 듯 이후 주제발표와 토론자들의 발표시간은 재빠르게 진행됐지만 다시 제2주제발표와 토론이 끝나자 참석자 절반이상이 퇴장하는 헤프닝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시민층은 30대 주부에서 40~50대 장년여성, 60대이상 남녀 고령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지만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동단위 새마을부녀회나 주민자치센터, 경로당 등에서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원2동 이 모 주부 등 3명은 "통장이 동사무소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포럼참석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 수원경제포럼이 시작된 12일 오후2시모습. 이들은 대부분 동단위 새마을부녀회나 마을 경로당, 동사무소 등에서 권유를 받고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 ||
연무동에서 왔다는 주민 김모씨 등 2명은 "동사무소 연락을 받고 왔다"며 "우리가 올게 아니라 고용할 기업인들이 와야했던 자리 아니었나 싶다. 구직자만 몰려 참석한 시의원들 박수만 친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유일한 청년참석자로 눈길을 끈 아주대 4년 신모군 등 2명은 "학교내 사회진출지원팀에서 권유해 나왔는데 너무 뻔한 내용이다.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제발표였다"며 "차라리 수원지역의 기업규제를 없앤다거나 상생할 수 있는 얘기들이면 싶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지적했듯 이날 포럼의 주제들은 한결같이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 포럼 시작후. | ||
제2주제를 맡은 산업연구원 장재홍 박사는 '지역산업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방안'과 관련 국내외 산업발전여건의 변화와 지역혁신 시스템, 지역의 산업혁신과 일자리창출을 주제로 실리콘 밸리와 바텐뷔르템베르크 사례를 인용하면서 지역혁신전략을 통한 지역 일자리창출 가능성을 토로했다.
제3주제 발표에 나선 국가전문행정연수원 모성은 교수는 '지방의 일자리 창출 방안모색'과 관련 주민설문조사를 통해 지역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모 교수가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경기가 살아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필요한 경우 민선단체장이 직접 나서 소비장려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한것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이은주 시의원은 "모교수의 설문조사 목적 자체가 분명치 않다"고 전제 "설문내용에 시의 경제특성이나 상황에서 일자리창출 문제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 2부 발표가 끝난후 더 비워진 자리. | ||
제4주제를 맡은 경희대 배희만 교수는 '유통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방안'과 관련 우리나라의 유통산업에 대한 개관, 수원지역 유통산업 현황, 유통업을 통한 일자리창출의 중요성과 시사점 등에 관해 언급했다.
한편 이날 포럼을 주최한 수원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일부 동에 참석을 권유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으며 "설문은 한국경제학회가 직접
준비해 질문내용를 갖고있지 않다. 기념품은 갤러리아 수원점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