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0:03 (토)
경기대 비대위 구성 놓고 난항
경기대 비대위 구성 놓고 난항
  • 이승호 기자
  • 승인 2004.05.0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내 구성원 대표단, 이사진 사퇴 촉구... 오는 11일 비대위 구성 재논의

교수임용 조건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경기대 손종국(51) 총장이 지난달 30일 총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경기대 학생.교수.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 대표단은 4일 학내 운영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했지만 구성시기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은 아직 손 총장이 수사단계에 있는 만큼 비대위 구성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오는 11일 재차 논의해 비대위 구성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여동안 벌인 회의에서 각 구성원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오는 7월 예정된 총장 선거일까지 사건 수습과 학교 운영전반에 대한 책무를 맡는 비대위를 구성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경기대 교직원 노조측은 비대위를 구성해 이번 손 총장 사건으로 실추된 학교 이미지 회복과 경영정상화 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수측은 우선 손 총장의 혐의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손 총장의 혐의가 규명된 뒤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 이들은 아직까지 이사회가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대위를 먼저 구성한다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비대위 구성에 관한 논의를 오는 11일로 연기하고, 다만 이때까지 학교 이사회의 입장표명을 촉구하면서 이사진 7명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경기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총장의 인사권은 사립대 관련 규정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인 만큼 이사회의 입장표명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선은 손 총장의 혐의 규명이 가장 주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수협의회 등 학교 구성원들은 이미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손 총장의 여죄가 있는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이 명확히 드러나야 학교차원에서도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 총장이 선출되거나 비대위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최상래 기획처장이 총장직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