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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기각결정 당연한 결과"
"대통령 탄핵 기각결정 당연한 결과"
  • 김한영 시민기자
  • 승인 200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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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들 '헌재 선고' 반응...민생-개혁정책 추진 등 주문

   
▲ 수원역 대합실 TV 앞에 모여든 시민들이 헌재의 탄핵심판선고공판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결정이 내려진 14일 수원에서 만난 각계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차분한 가운데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수원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앞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헌재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TV를 통해 중계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탄핵소추에 대한 선고공판과정을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다 '탄핵소추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대부분 안도하는 표정이었으나 환호와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 수원역 TV 화면에 눈을 고정한 시민들.
권오성(26.아주대 3년) 씨는 "국회가 날치기 식으로 탄핵안을 처리할 때부터 적법성과 합당성이 결여돼 있었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결정은 당연한 결과이며, 노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 만큼 민생경제와 개혁정책에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아주대생 권오성씨.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박해봉(60. 건축업) 씨는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나,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린 것은 양쪽 기관의 정당한 권능이다"면서도 "헌법재판소의 기각결정은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씨는 이어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지만 개혁은 잘했다"면서 "노 대통령은 이번 탄핵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대통령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고, 정치권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바로 읽고, 젊은 정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탄핵무효 수원시민행동' 이근호 공동집행위원장은 "헌재의 이번 대통령탄핵기각은 한마디로 '사필귀정'이며, 대의 민주주의 주인은 바로 국민임을 확인시켜준 것이었다"며 "이제부터 정치권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를 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헌재의 대통령탄핵심판사건에 대한 기각결정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 파면을 주장하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 시민들 반응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방송 신문사 사진기자들.
시민 이 아무개(수원시 조원동) 씨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탄핵소추 기각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그동안 가벼운 언동과 국정실패 등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노무현 대통령은 파면됐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헌재의 탄핵기각결정이 내려진데 대해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회원들은 오후 6시부터 수원 팔달문 근처 '차 없는 거리'에서 환영집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