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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선도 동포애를 막을 수 없다"
"38선도 동포애를 막을 수 없다"
  • 한진희 기자
  • 승인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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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원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 이윤희 회장

"비록 땅덩어리는 두동강 나있지만 마음까지 두동강 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한민족이니까요."

오는 22일 수원공업고등학교 대운동장에서 북녘동포 돕기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를 개최하는 이윤희 수원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장은 북한동포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 수원공고 총동문회 이윤희 회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북한동포돕기 활동을 통해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회장을 직접 만나 그가 남다른 동포애를 갖게 된 계기와 이번 행사 추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남다른 동포애를 갖게 된 이유는.

지난해 10월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간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수원시장을 비롯해 상공인 61명이 동행했는데 일행 모두 북한의 참담한 실상 앞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도로변에 가로등은 있으나 전기를 끌어다 쓸 형편이 못돼 북한의 밤거리는 불빛 하나 없는 그야말로 암흑천지였다.

북한의 대표도시라는 평양이 가로등도 켤 수 없는 상황인데 다른 곳은 오죽하겠냐는 생각에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곳 주민들에게서도 고난과 가난에 찌든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가 본 평양은 죽은 도시였다.

우리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외국이 어려움에 처해도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는데 하물며 같은 민족이 이렇게 궁핍한 생활을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지난 2월 '북녘동포사랑 범시민운동본부(회장 김석일)'를 결성했고 그 모임에서 사무국장을 맡게 됐다.

-22일 동문회 모임에서 북녘동포 돕기 행사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현재 수원공고 동문수가 2만여명이 넘는다.

지역사회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는 동문이 늘면서 이제는 동문회가 친목도모 차원의 모임에 그칠게 아니라 사회에 봉사하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됐다.

그래서 사회봉사 행사를 기획하던 중 지난달 22일 북한에서 발생한 '룡천참사'를 돕자는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행사를 '룡천참사' 피해주민 돕기로 국한시키지 않고 북한의 어려운 동포들에게 골고루 도움의 손길이 닿도록 할 예정이다.

-북녘동포 돕기 행사는 어떤 절차로 진행이 되나.

22일 오후 2시부터 수원공고 대운동장에서 성금과 물품을 접수한다.

수원공고 총동문회에서 개최하는 행사라고 동문들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대환영이다.

옷가지와 생필품, 학용품, 담요, 수건 등을 접수 받으며 북한 동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해 온 것이라면 그 수량과 액수에 게의치 않는다.

이날 행사에서 모아진 성금과 구호품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어려운 북녘동포들에게 골고루 전달된다.

현재 계획은 적십자 등의 단체에 기탁하거나 여건이 된다면 오는 7,8월 경에 있을 북한 방문에서 직접 전달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이번 '룡천참사'돕기로 반짝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북녘동포사랑 범시민운동본부'와 함께 앞으로도 바자회와 모금활동 등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지속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면서 민간교류의 폭을 확대시켜 나가다보면 통일이 눈앞에 와있지는 않을까?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