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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장의 사대주의 발언 파문
한 교장의 사대주의 발언 파문
  • 수원신문
  • 승인 2004.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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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자의 자세를 지켜야

며칠 전 중국 청년대표단이 수원을 방문해 수원청소년문화센터를 견학했다.

이날 중국 대표단과 수원 대표단의 대화자리가 있었다.

이 곳에서 중국 대표단 가운데 한 사람이 한국의 민족교육에 대해 질문했다.

수원 대표단 단장이었던 ㄱ고등학교 교장이 이 부분에 대한 답변에 나섰다.

이 교장은 답변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악어와 악어새'로 비유해 말했다가 말썽을 빚었다.

이 발언이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이날 대화의 자리에 중.고등학생들이 함께 자리했기 때문이다.

평소 민족교육을 주장하던 학교장이 중국사대주의 같은 발언을 한 것도 문제지만 이 같은 발언이 통역돼 중국 대표단들에게도 전달됐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수원을 대표한 대표단장이 한국에 청소년문화와 시설의 우수성을 견학하러 온 중국 대표단에게 마치 한국이 중국의 속국인 같은 인상이 짙은 발언을 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이 학교장은 다른 학교 교장일 때도 문제를 일으켰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한모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ㅌ고등학교에 초청해 졸업식에서 경기도지사상과 축사를 하게 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이 교장은 이미 공직을 사퇴한 한모 후보를 초대했고 한 후보가 중국에서 참석한 내빈과 각 고등학교장과도 명함을 건네고 인사를 나누는 등 선거법을 위반하게 된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이 학교장은 평소 민족사관을 강조하면서 갖가지 행사를 하기로 유명하다고 주변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런 학교장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그의 민족교육관에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민족사관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입지를 세우기 위한 행동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교육자가 중국사대주의적인 발언을 하고 선거를 앞둔 특정 정당 후보를 초청하는 것은 교육자로써 행동이라고 보기 힘들다.

아무쪼록 자중하고 스스로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