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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나라로 가자?"
"더 좋은나라로 가자?"
  • 이상철 시민기자
  • 승인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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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떠나려는 사람들

요즘 해외 이주 박람회에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 들고, 제6회 박람회에서는 하루에 15,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지난 해에는 한 홈쇼핑업체의 이민상품은 홈쇼핑 사상 최고인 6억250만원의 대박을 기록하고 방송을 10분이나 단축하기까지 하였다 한다.

이 땅을 떠나려는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젊은이들이라고 한다.

저들은 각각의 이유가 있음은 틀림없다. 자녀들의 학업 문제로, 어려운 경제를 타개해 보겠다든지, 뚜렷한 희망은 없지만 무작정 나가보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 땅을 떠나 아예 다른 나라로 가서 그 땅에서 아예 살겠다는 작정을 하고 이 땅을 떠나는 것을 이민(移民)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의 이민 역사 가운데는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1900년대에는 주로 일본에 의해 저질러졌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노무자로 강제 팔려 가기도 하였고,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가 소련의 스탈린의 소수민족 말살정책에 의해 강제로 중앙아시아 여기저기에 떨어뜨려지기도 하였다.

또 만주나 중국으로 떠나 조국의 독립을 투쟁한 이들도 있다. 너무나 가난하여 먹을 것을 찾아 호미 한 자루 들고 북간도로 떠난 이들도 있다.

그들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국 땅에서 강자들의 학대와 오해와 정책에 의해 개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일부가 중앙아시아 전역에 흩어져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방을 맞고 건국을 한 후, 특히 1970년대에는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우리의 간호사들이 독일로, 또 어떤 이들은 광부가 되어 독일로 떠났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팔려갔거나, 또는 자의로 갔거나 세계 곳곳에는 이주해 간 우리 민족이 흩어져 살고 있다.

그들 가운데는 그야말로 꿈을 이룬 이들도 있다. 정치계나 경제계, 학계, 문화에 있어서 부끄러울 것이 없는 훌륭한 인물들도 배출되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고생을 하였다. 가족이 뿔뿔히 흩어지는 아픔을 겪는 사람도 한둘이 아닌 것 같다.

과거에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은 대부분 배가 고파서 이 땅을 떠났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는 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지금은 배가 고파서 떠나는 이는 없는 것 같다. 거액의 돈이 있어야 떠날 수 있다. 떠나려는 사람들 가운데 60%이상의 사람들이 20-30대의 청년들이라고 한다.

원대한 희망을 가지고 떠나려는 젊은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 땅에는 더 이상의 비전이 없고 무엇을 얻을 희망이 없어서 차라리 외국에 가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무작정 떠난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왜 우리나라가 이들에게는 싫어졌을까? 지난 해 월드컵 때만 해도 “꿈은 이루어진다”며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꿈을 불태우던 친구들이 아닌가(?) 왜 그 때와는 이렇게 반대의 현상을 보이는 것일까? 정말 우리나라가 살기 싫은 곳일까?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얻지 못하고, 직장을 다녀도 퇴출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해야 하고, 자녀 교육에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갈 나이에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하는 이상한 나라, 인건비와 극단적인 노조 활동 때문에 해외로 이주를 생각하는 회사들도 있는 모양이다.

정치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렵고, 희망이 없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 교육, 일터가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희망이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은 정치인의 잘못도 있고, 경제를 하는 부도덕한 기업인의 잘못도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잘못은 없는가! 데모를 하면 끝까지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으로 해야만 하는가?

해외로 이주하려는 돈을 가지고 이 땅에서 투자해 보면 안 될까? 해외로 간다고 해서 대박이 터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