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0:03 (토)
아수라장된 수원시의회
아수라장된 수원시의회
  • 한진희 기자
  • 승인 2004.07.03 00:00
  • 호수 1
  • 1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 재경보사위 시여성발전기본조례안 안건심사 도중 소속 시의원간 욕설과 주먹다짐 등 난장판

"토론의 뜻도 제대로 모르는 무식한 XX야"

"어디서 욕을 해, XX야"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안건심사 도중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주먹질까지 벌였다.

사건은 시의회 재경보사위원회가 지난 3일 오전 수원시여성발전기본조례안에 대한 안건심사를 벌이던 중 조례안 가운데 제11조 각 위원회에 참여하는 여성위원 비율을 놓고 의원들간의 의견이 대립되면서 시작됐다.

   
▲ 3일 수원시의회 재경보사위원회 안건심사 도중 의원들끼리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주먹질까지 오고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재경보사위 의원들은 이 조례안에 대해 여성참여 비율을 '상당수'라는 문구로 하자는 주장과 여성의 참여 비율을 40%로 확정하자는 주장으로 각각 입장이 엇갈렸다.

이에 따라 권찬봉(매탄2동) 재경보사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한 뒤 의원들과 의견 조정 시간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이모(매산동) 의원이 "입장이 절반으로 나뉘었으니 각각의 입장에 대해 의원 한명씩만 발표하고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고 의사진행 방식에 대해 제안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이모(세류3동)의원이 "시간이 많이 지체됐는데 이제와서 무슨 토론을 하느냐"고 반박하면서 매산동 이 의원과 대립했다.  

매산동 의원은 "토론을 하자는게 아니라 의원들 한명씩의 주장을 듣고 투표를 하자는 것"이라고 다시 반박했고, 세류3동 의원은 "이야기 하는게 토론 아니냐"고 맞섰다.

재경보사위 회의실에는 관계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 언론사 기자 등도 있었지만 두 의원은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실랑이를 벌이다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주먹질까지 벌였다.

두 의원은 "토론의 토자도 모르는 XX야. 토론이 뭔지나 아냐(매산동)", "토론(?), 이야기 주고 받는 게 토론이지. XX야(세류3동)"라면서 서로를 향해 주먹질을 했다.

순간 공무원들이 두 의원을 부둥켜 안고 말리면서 회의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다른 의원들도 회의장 밖에서 5분여간 얘기를 나눈 뒤 이 사안을 무기명 투표로 결정하기로 하고, 회의장 안으로 돌아왔다.

의원들은 투표를 마치고 회의를 속개했지만, 두 의원 사이의 실랑이는 끝나지 않았다.

두 의원은 회의가 속개된 뒤에도 계속해서 욕설을 주고받았으며, 서로 이날 사건에 대해 책임을 떠넘겼다.

세류3동 이 의원은 "본인에게 몰상식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고, 매산동 이 의원은 "공적인 일에 개인 감정으로 소란을 피워 죄송하지만 우리 재경보사위원회는 불씨를 항상 지니고 있다. 이 사람과 안 싸운 사람이 있느냐. 의회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꼭 풀고 나가야 할 문제"라며 반박, 계속해서 실랑이를 벌였다.

두 의원의 실랑이가 계속됐지만 회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됐고, 결국 이날 논란이 됐던 조례 제11조 관련 사항은 의원 투표결과 의원 7명이 '상당수'로 의결하자고 해 결국 40%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채 마쳤다.
 
회의가 끝난 뒤 모두 회의장을 퇴장하는 과정에서도 두 의원의 실랑이는 계속됐고, 세류3동 이 의원이 매산동 이 의원을 향해 생수병을 던져 매산동 의원이 얼굴에 맞는 등 폭력이 이어졌다.

이날 회의를 방청했던 시민단체 관계자는 "초등학생들이 모인 교실도 아닌데 이게 무슨 난장판이냐"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