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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답변' 합수부 피의자 관리 허술 논란
'판박이 답변' 합수부 피의자 관리 허술 논란
  • 뉴시스
  • 승인 2014.04.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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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4명 책임 회피성 발언 일관
모텔에서 함께 지내 '공모 가능성'

구속영장이 청구된 세월호 생존 승무원들이 책임 회피를 위해 서로 입을 맞춘 정황이 드러나 검찰의 피의자 관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기치사 및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1등기관사 손모(57)씨, 2등기관사 이모(25·여)씨, 조기수 이모(55)씨와 박모(58)씨 등 4명은 24일 오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이들은 심문을 마치고 나온 뒤 언론에 "유족과 국민들께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하나 같이 똑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이들의 '도돌이표' 발언은 사고 당시 상황과 사고 원인을 묻는 답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들은 사고 원인을 묻자 "진술서에 나와있다"면서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또 '사고 전 이상징후를 느끼지 못했냐', '평형수나 엔진에는 이상이 없었느냐'는 물음에는 "못느꼈다",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특히 자신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국민적 공분을 의식해선지 '퇴선 지시가 있었느냐', '승객 구호조치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잘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승무원들의 '판박이' 답변이 이어지면서 피의자로 입건되기 전에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출된 후 체포되기 전인 21일까지 목포시 죽교동의 한 모텔에서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모텔에서 인터넷과 TV 등을 시청하며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 여론을 무마하고 기소될 경우 형량을 줄이기 위한 공모까지 했을 가능성이 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등기관사 손씨는 모텔에서 지내던 지난 21일 사회적 비난 여론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자살까지 기도했었다.

이 처럼 승무원들이 입을 짜맞춘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수사 초기 피의자 신병 확보에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책임자인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수사 초기 피의자 신분이 아니어서 어디에 있던지 우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었다"며 "소재는 파악하고 있었지만 법적으로 (신병을)관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