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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알아두고 대처하자
알레르기, 알아두고 대처하자
  • 편집부
  • 승인 2014.04.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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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플러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윤현영 과장

●과민 반응으로 인한 면역 질환, 알레르기

우리 몸은 다양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는 없어야 할 과민 반응이 생기는 면역 질환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잘 알려진 꽃가루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온도, 약물, 금속 등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특정한 계절에만 증세가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다. 주로 3~4월 꽃가루 날리는 봄이나 9~10월 등 환절기에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면역 체계의 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또 감기로 오인하기도 하는데, 열이나 근육통 등 다른 전신 증상이 없는 점이 다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두통 등을 야기할 수 있고, 축농증·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에게 잘 나타나는 식품 알레르기

얼마 전 한 초등학생이 식품 알레르기로 쇼크 증상을 겪고 나서 10개월간 뇌사 상태에 빠져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피해 학생에게는 심한 우유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학교 급식 때 우유가 든 카레를 먹고 호흡곤란·저혈압을 일으키다 뇌사 상태까지 이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잘 모르거나 증상을 간과한다. 가려움증 등 증상이 미미하고 일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장 점막이나 면역체계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어린이에게 잘 나타난다. 환자는 국내 인구의 약 6%인데, 그 가운데 80% 이상이 영유아·어린이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어린이의 35%, 천식이 있는 어린이의 10%가 식품 알레르기도 함께 가지고 있다. 특정 식품을 먹었을 때 2~3시간 이내 이상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식품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 자신이 먹은 식품과 이상 증상을 모두 기록하는 ‘식품 일기’를 쓰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는 피부에 특정식품의 단백질이 든 시약을 떨어뜨려 증상을 보는 ‘피부 반응 검사’나 특정 식품을 먹고 난 뒤 증상을 확인하는 ‘식품 유발 검사’로 알레르기를 확인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 식품은 달걀(50%), 우유 및 유제품(25%), 어류(6%)다. 하지만 어린이는 정확한 진단 없이 알레르기 의심 식품을 무조건 피하면 영양결핍·성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을 정확히 진단받고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적절하지 않은 온도와 습도도 알레르기의 원인

온도와 습도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낮은 습도는 우리 몸의 방어벽인 피부와 점막을 약화시켜 세균·바이러스 등과 같은 각종 유해 물질의 침투를 용이하게 한다. 반면 습도가 너무 높으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증가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주원인 물질인 집먼지진드기는 습도가 80% 이상일 때 번식이 가장 활발하다.

실내 건축자재 등에서 나오는 유해 화학물질도 공기 중의 습기와 반응하면 방출이 증가한다. 대표적인 게 포름알데히드다. 이 물질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습도가 높으면 실내중에 농도가 증가한다.

●파랗게 변하는 피부, 한랭 두드러기

겨울철이나 초봄에 찬바람만 쐬면 손이 파랗게 얼어붙곤 해서 외출하기가 겁난다는 여성들이 있다. 낮은 기온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발병하는 한랭 두드러기다. 이는 유전성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가족형, 성인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후천형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후천형의 발생빈도가 높다. 증상은 피부가 찬 공기나 찬물에 노출될 때 그 부위에만 가려움증이 생기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붉게 변한다. 심한 경우, 두통이 생기고, 얼굴이 빨개진다. 민감한 사람은 아이스크림 정도의 찬 음식만 먹어도 입술이나 혀가 부어오른다. 찬 공기나 찬물에 피부가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예방법이다. 항히스타민 제제 복용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햇빛에 발진이 있다면 햇빛 알레르기

햇빛 알레르기를 앓는 경우도 있다. 자외선이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과하게 일으켜 좁쌀 모양의 발진, 홍조 등이 생긴다. 겨울·봄에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지 않았다가 여름에 갑자기 햇빛 노출이 많아지면서 나타난다. 발진 등은 수시간 내 가라앉는 경우도 있고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를 먹거나,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다. 항우울제, 이뇨제, 소염제, 항생제 등 광과민성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 중에서도 햇볕을 쬔 뒤 습진·두드러기 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루푸스·낙엽성 천포창 등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사람도 햇볕을 쬐면 병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약물 알레르기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약을 먹자마자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눈과 입술이 부어올라 실려 오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약물 알레르기다. 약을 복용하고 한 시간 내 두드러기가 나고 입술·눈가 등이 붓는다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약물 알레르기는 면역세포가 약을 바이러스·세균 같은 나쁜 물질로 여겨 과도하게 공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아스피린·이부프로펜·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진통소염제, 항생제(페니실린 계열) 등 두통·근육통·감기·염증에 흔히 쓰는 약이 약물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킨다. 유병률이 1.5%로 적지 않다.

약물 알레르기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중증일 경우가 많다. 혈압이 떨어져 쓰러지거나 후두·기관지가 부어 숨을 못 쉬는 아나필락시스(심한 쇼크 증상)가 나타날 수 있다.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약물 알레르기 발생 시 아나필락시스 위험이 더 크다.

약물 복용 후 2~3주가 지나 증상이 나타나는 지연성 약물 알레르기도 있다. 피부 증상뿐만 아니라 발열·기침·설사·구토 등 증상이 다양해 감기 등 다른 병으로 오인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약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어떤 약 성분에 과민반응을 하는지 정확히 확인하고 그 약을 먹지않아야 한다. 약을 물에 녹여 피부에 바르거나 패치로 붙여 반응을 검사하는 피부반응검사, 약을 소량 먹게 한 뒤 피부·혈압 등의 변화를 살피는 검사를 받으면 된다. 대학병원 등에서는 약물 알레르기 환자에게 ‘약물 과민반응 병력카드’를 만들어준다. 병원, 약국 등을 방문할 때마다 이 카드를 제시하면 약물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