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1 07:19 (목)
연말 추가 전세대책 예고한 정부…'표준임대료' 도입 불붙나
연말 추가 전세대책 예고한 정부…'표준임대료' 도입 불붙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9.23 06: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정부가 연말까지 추가 전세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하면서 지자체별로 전·월세 임대료 상한선을 산정하는 '표준임대료' 카드가 재차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시행한 전·월세 신고제로 확보한 거래 정보를 토대로 표준임대료를 책정하고, 임대차 신규계약에서 발생하는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걸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에선 섣부른 가격 규제는 매물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시장 불안을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3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추가 전세 대책으로 표준임대료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전세 시장의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임대료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을 언급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중가격 현상은 지난해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시장에 나타난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같은 아파트의 같은 면적인데도 불구하고,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는 갱신계약과 적용받지 않는 신규계약 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전·월세상한제는 기존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한다.

표준임대료 제도는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할 보완책으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각 지자체는 주변 시세와 물가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표준임대료를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임대료 인상률을 정해 과도한 가격 상승을 제어한다는 취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표준임대료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황이다.

지난 6월부터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되면서 표준임대료 도입을 둘러싼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표준임대료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려면 전·월세 신고제 시행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6월1일 전·월세 신고제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29만 건에 달하는 임대차 거래가 신고됐다. 국토부는 11월쯤 축적된 거래 정보를 토대로 지역·시점별 임대물건 예상 물량과 지역별 계약 갱신율, 임대료 증감률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표준임대료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다. 현재까지 확보한 임대차 거래 정보만으로 표준임대료를 책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와 다주택자 세금 규제와 맞물려 매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얘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임대료 차이가 이중, 삼중으로 발생하는 등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표준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주택의 입지나 면적, 층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기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이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완화해 재고 주택 시장에서 임대차 매물이 공급되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