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씨가 그루밍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법정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향한 심리전문가의 의견이 1심 재판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그루밍'이 화제다.

그루밍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길들이기'로 불리기도 한다.

이 경우 성범죄자는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기 전 피해자의 취미나 관심사 등을 미리 파악해 호감을 얻는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거나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신뢰를 쌓은 뒤, 서로 비밀을 만들며 피해자가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피해자는 성적 가해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지게 된다.

그루밍 성범죄는 표면적으로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김 씨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전문심리위원들이 피해자에 대해 가해자에게 길드는 현상인 '그루밍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루밍은 아동 등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대상이 그 대상이기 때문에 전문직으로 활동한 피해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