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0:03 (토)
'신대저수지가 죽어가고 있다'
'신대저수지가 죽어가고 있다'
  • 김경호 기자
  • 승인 2003.06.23 00:00
  • 호수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연재] 용인 상현동 아파트 지역 생활오수 기준치 초과, 신대저수지 직접 유입 수질오염

'수원의 젖줄인 신대저수지가 신음하고 있다.'

"용인시의 난개발이 신대저수지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신대저수지가 위치한 수원시 하동 원주민 김모(70)씨. 신대저수지의 수질오염의 주범은 무분별하게 들어선 용인 상현동 대단위 아파트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제시대 때부터 70여년 동안 하동 일대 농업용수로 사용됐던 신대저수지는 현재 유료낚시터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를 운영하던 주민들은 고심에 빠졌다.

수질오염이 가중되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신대저수지를 찾던 주말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어졌기 때문.

가득이나 혐오시설인 연화장이 생기면서 강태공들은 뜸해졌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부터 수질오염이 가중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낚시터 이용객이 크게 떨어졌다.

영통에 사는 백모(79)씨는 "주말마다 이곳을 찾는데 물도 많이 빠졌고 물이 오염돼 냄새가 난다는 얘기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신대저수지 수질 기준치 초과했다'
하동 주민들은 지난해 용인시와 수원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저수지에 대한 수질이 나빠진 것 같아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용인시 상현동에 위치한 18개 아파트 5,500여 세대에서 나오는 오수가 신대저수지로 유입되면서 수질이 크게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수원시는 이에 따라 신대저수지로 유입되는 상류지역 오수의 수질을 상현리 마을방향, 상현아파트 현장방향, 연화장 방향 등 3곳으로 나눠 조사했다.

시는 신대저수지로 방류수가 유입되는 3곳 지점에서 흐르는 하천의 수질을 파악하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단위: ㎎/ℓ)과 부유물질량(SS. 단위: ㎎/ℓ)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시는 신대저수지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단위: ㎎/ℓ)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르면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하천의 경우 수소이온농도(PH. 단위: ppm)은 6.0~8.5, BOD는 8이하, SS는 100이하 이다.

또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저수지의 경우 PH는 6.0~8.5, COD는 8이하, SS는 15이하이다.

그러나 신대저수지로 유입되는 하천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조사결과 상현리 마을방향, 상현아파트 현장방향, 연화장 방향 등의 BOD는 각각 19.3, 17.7, 7.7 등으로 신대저수지 유입수의 종합 수치는 무려 18.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저수지의 COD도 기준치를 초과한 8.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조사수치는 지난달에 비해 2배에 가깝게 늘어났다.

BOD는 상현리 마을방향, 상현아파트 현장방향, 연화장 방향에서 각각 35.1, 27.4, 13.8로 나타났고 신대저수지의 COD는 무려 38.2로 기준치의 4배 이상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관계자는 "용인시 상현동 일대 아파트 단지는 지난 95년부터 각각 개별적으로 생겨났고 각 아파트별로 생활폐수가 자체 오수정화처리시설을 거쳐 생활오수로 만들어져 신대저수지로 직접 유입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대저수지의 수질이 갈수록 누적돼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질악화의 주범을 찾아라'
주민들은 신대저수지 수질오염에는 용인 상현동 일대 아파트의 생활오수 유입과 신대저수지 상류 인근에 위치한 음식점 등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대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는 주민 김씨는 하지만 신대저수지의 물 수위를 조절하는 통관(저수지에서 농수로로 물을 빼는 관)이라는 기계에도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농업기반공사 소유의 신대저수지의 통관은 일제시대부터 3개가 설치돼 있는데 연결식으로 이뤄져 가장 높은 곳을 열고 차례로 아래로 열리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물의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가장 낮은 부분의 통관을 열어 퇴적물과 맞닿아 있는 아래의 물을 빼내야 하는데 기계가 거꾸로 돼 있어 항상 윗 통관부터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바람에 부유물질과 함께 썩어있는 가장 낮은 부분의 물은 그대로 있고 항상 윗물만 빠져나간다는 게 김씨의 지적이다.

그러나 신대저수지 수질오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1일 1만여톤에 이르는 오수가 유입되는 상류지역인 용인 상현동에 있다는 게 대다수 주민들의 의견이다.

지난 95년부터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용인시 상현동.

현재 5,5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차집관로가 설치돼 있지도 않고 하수처리장도 없다.

단지 개별적으로 아파트 준공이 난 이곳에는 아파트 별로 자체 오수정화시설이 설치돼 있을 뿐이다.

당시 준농림지역이었던 이곳에 아파트가 생겨나면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춘 계획적인 개발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야말로 난개발이 이뤄진 셈이다.

신대저수지 상류지점에서 상현동 방향으로 150여m를 거슬러 올라가면 두 방향에서 오수가 직접 유입되고 있다.  
 
수원시는 이같은 용인 상현동의 오수가 신대저수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화장 앞을 지나 이미 설치돼 있는 차집관로에 오수관을 연결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는 오는 2006년 자체 하수처리장을 건설해 가동할 계획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용인시는 수원시 차집관로에 연결하는 대신 하수처리에 대한 부담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의 이중 부담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할 경우 대책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신대저수지로 유입되는 아파트의 생활오수로 인해 수질이 차츰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안다"며 "하지만 건축법에 따라 자체 오수정화시설을 설치, 방류수질 기준에 맞춰 처리하고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또 "자체 하수처리장이 만들어 질때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신대저수지가 자체적으로 자정능력을 가진 만큼 큰 오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