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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어지러우면 빈혈이다?
[한방칼럼] 어지러우면 빈혈이다?
  • 수원신문
  • 승인 2003.08.25 00:00
  • 호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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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으로 빈혈 진단은 속단

어지럼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스스로 빈혈이라고 판단하며 심지어는 빈혈약을 거부감 없이 임으로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제 어지럼증 중에서 빈혈이 원인인 것은 10%도 되지 않는다.

어지럼의 대표질환처럼 생각하고 있는 빈혈은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혈색소가 감소된 병으로서, 어지럼만 가지고 빈혈진단을 내리는 것은 속단이다.

설령 어지럼이 빈혈 때문에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빈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또한 흔히 어지럼을 없애기 위하여 먹는 빈혈약은 철분제제인데, 이는 빈혈 중에서도 철(鐵)결핍성빈혈의 치료에만 도움이 되고 다른 원인에 의한 빈혈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지러운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현훈(眩暈)'이라고 하며 현(眩)은 눈이 캄캄하면서 아찔한 것으로, 즉 별이 보이는 증상을 말하고 훈(暈)은 머리가 핑핑 도는 것을 말한다.

즉 현훈(眩暈)은 머리가 핑핑 돌고 눈이 캄캄하여 멀미가 나는 것처럼 일어서면 쓰러질 것 같은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현훈은 실증과 허증으로 크게 구분을 한다. 실증은 혈압이 다소 높고 어지러운 증상 이외에도 두통이 심하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를 내거나 정신적으로 흥분을 하면 어지러운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때는 이상항진된 간장의 기능을 조절하고 기의 순행을 정상적으로 내려주는 치료를 하면 현훈증도 줄어들게 된다.

허증은 원인별로 몇 가지로 세분된다.

과로한 경우나 몸살을 앓게 되어 기운이 떨어진 경우에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허훈(虛暈)'이라 하여 보중익기탕과 같은 처방을 써서 원기를 회복시켜주어야 한다.

증상에 있어서는 어지럼증과 함께 얼굴이 창백하고 입맛이 없으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겸하기도 한다.

신정(腎精)이 허약해서 생기는 어지럼증은 노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귀울림·불면·건망·요통 등의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또한 비위가 허약하면 체내에 담(痰)이 축적되어 어지럼증을 일으키는데 이때는 대개 머리가 무거우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임상에서 현훈은 실증보다는 허증에 의한 경우가 많으므로 신체의 부족해진 기능을 보완하여 치료해 주어야 한다.

기혈허약이나 담으로 인한 어지럼증때는 각 증상에 맞는 탕약복용이 필수적이며 국소부위에 침시술을 하여 머리쪽의 순환에 도움이 되게 한다.

그렇지만 그 원인이 단순하지 않고 중추신경계통의 이상이나 말초성인 전정신경염, 메니에르 증후군 등의 위험한 경고신호가 되기도 하므로 단순히 머리가 어지럽다고 쉽게 지나쳐버려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