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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만상 새마을지회 실천교육장
천태만상 새마을지회 실천교육장
  • 현은미 기자
  • 승인 2003.09.23 00:00
  • 호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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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은 '형식'보도자료는 '허위'참석대상엔 오지도 않은 시장,어린이까지 '참석'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70년대 새마을운동도 아니고, 머리채우기식 새벽청소장도 아닌데 23일 오후2시 새마을운동수원시지회(회장 김학주)가 개최한 '어린이와 학부모 경제살리기 실천 교육'행사장은 행사취지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천태만상이 벌어져 눈길.

초등학교 엄마와 아이들이 교육대상 이었지만 이날 부녀회, 협의회, 문고 등 새마을지회 3개단체 부회장단까지 소집해 개최한 교육장안엔 주최측 주장대로면 “어린이는 소집에 애로가 있어 아예 참석대상에서 제외”했고, 강당엔 말그대로 30대 주부에서 60대 장년층까지 새마을 회장단이 고르게 참석, “주제와 상관없이 자리를 채우려는 듯한 짙은 인상마저 들었다”는 참석자들의 비아냥까지 이어졌는데.

'경제교육은 왜 필요한가' '경제교육은 누가 해야 되는가' '용돈은 몇 번, 얼마나 줘야하나, 용돈분배 방법은'....

200개의 의자가 놓여졌다는 행사 준비측의 발표와 달리 "수원시새마을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김용서 시장을 비롯한 유관기관단체장 등 어린이와 학부모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라고 또박또박 적힌채 언론사로 보내진 보도자료만 보고 기사쓴 신문사는 낭패깨나 봤을 큰일 하나, 아니 둘, 셋.

오지도 않은 김용서 시장의 참석은 '왠 거짓보도'며 200개 밖엔 없는 의자가 어떻게 서있는 사람 하나도 없는데 250명 참석자로 '뻥튀기'된 진의는 뭔지.

게다가 '경제적 자립마인드'란 주제아래 장시간 열띠게 이어진 강사(윤영빈 소비자보호원 과장)의 열강에 초등학생이라곤 당최 집에 없는 참석회원 상당수는 '뻑적지근한'어깨,허리결림에 은근히 짜증까지.

"시장님이 좀 전까지 오시기로 했다가 갑자기 못 오시는 바람에 보도자료를 정정 못한채 그냥 보냈다"는 수원새마을지회 직원 왈 "국장님이 아무말씀 없어 그냥 보냈는데 그럼 다시 고쳐 보낼까요"라나.

이정도 해프닝이면 그나마 다행. 이날 시지회는 '떡본 김에 제사'인지 '도랑치고 가재잡기'인지, 9월19일 삼척시에 수해위문품으로 전달한 500만원 상당의 양말값을 당일 행사에 참석하는 각 동대표들에게 "5만원씩 갖고 나오라"는 주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강의 시작전부터 4층 사무국엔 돈봉투 들고 선 부녀회장들 긴줄로 한동안 어수선, 부산스럼움 등등등....

"19일날 태풍 매미 피해복구 수재의연금 모금계획 공문을 받았는데 어떻게 동회원들한테 5만원을 4일만에 걷을수 있나. 일단 갖고 나오라니 내돈이라도 우선 갖고 왔다. 저쪽 동네는 기금을 대신 갖고 왔다는데 우리도 그럴걸 싶기도 하고."

"세상에 초등학교 엄마들을 대상으로 해야할 교육에 새마을지도자들은 죄 참석케해 욕들이 나오고 난리였다. 눈치도 없이 강사는 왜그리 길게 강의를 하던지... 우리동은 오늘 동전모은 것 갖고 나오느라 수재의연금은 아예 생각도 못했는데. 동전갖고와라, 수재의연금 들고와라, 교육참석해라 이게 무슨 상명령인지."

급기야 감정 섞인 발언까지 이어진 시지부 교육장. 이날 참석자들이 나눠갖고 돌아간 학생용돈기입장부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쓰여질지 자못 의문일 수 밖에.

스승은 '바담풍'해도 제자는 '바람풍'할려나.